달구벌버스

일시 : 2024-04-19
장소 :
행선지 : 에서 까지
노선번호 :
내용 : 안녕하세요.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자 글 남깁니다.

7월 31일자로 202(-1) 노선이 폐지되기에...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자 잠들지 못하고
아침 5시 30분 첫차를 타고 가르뱅이까지 돌고, 차량들 사진도 찍고 기사님들과 여러가지 대화도 해보고...
다시 집근처로와 운행하는 202(-1)의 멋진 모습을 촬영하고 그 다음에 출근, 퇴근하고 막차 시간에 맞추어
또한번 가르뱅이까지 묵묵히 고별 시승을 했습니다.

그리고 23시 30분... 용산종합큰시장에서 202(-1)이라는 "노선의 운행 자체... 202(-1) 노선의 역사를 종료"하고
차고지로 향하는 202번 버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202(-1) 노선이 폐지된다는 마음에 안타까움과 이별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기사님들과 다른 승객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유독 31일만큼은 승객들께서 먼저 인사해 주시고, 그것도 더욱 적극적으로 인사해 주셨습니다.

다들 웃으면서 차에 올라타지만 아쉬움과 섭섭함이 묻어나는 표정이었지요.
인사 말에도 오늘이 마지막이네요 등등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참 많았습니다.
내릴 때에도 서로 인사를 해주셨습니다.

그만큼 승객들도 202(-1)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신설되는 서구1(-1)이 있어도
기사님들 말씀처럼 승객들도 202(-1)를 대체할 수는 없는 노선이라며 앞으로의 불편함을 예상하셨지요.

듣기로는 저 말고도 앞서 202(-1)을 마지막으로 탑승해보고 추억을 남기고자
고별시승을 하거나 가르뱅이에 찾아오시는 분들이 제법 있었다고 합니다.

평소에도 가르뱅이에 찾아오시는 분은 종종 있었지만 노선 폐지가 확정되고, 개편일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한 두분씩 시승을 해보시고, 일반 승객처럼 보여도, 가르뱅이까지 다 가지는 않더라도 마지막으로 탑승 후
SNS나 개인적으로 후기를 올려주시는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그걸 보고 저도 결심해서 추억을 위해 사진을 남기고, 202(-1) 전체 코스도 202, 202-1별로 다 돌았지요.
그리고 다음 날인 8월 1일...

평소 같았으면 언제나 옻박골네거리에서 용산동으로 좌회전 해야할 202-1번이 보이지 않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평일의 옻박골네거리에서 경덕여고생들을 한가득 싣고 중리동으로 우회전 하던 202번이 보이지 않습니다.

버스 정류소에 202(-1)이라는 번호는 그대로 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는 오지 않습니다...
그제서야 정말로 폐지됐구나... 사라졌구나... 하는 것이 실감되더군요.

이 때의 공허함과 아쉬움, 섭섭함이 얼마나 고달팠는지... 저의 일부가 사라진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누가 보면 정말 유별나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탑승하면 원하는 목적지까지 어디든지 데려다 주고 환승할 위치도 적절하고
중고등학생, 노인, 교통불편지역 주민, 3공단 근로자 등 종합해 교통약자들을 대표하는 노선이었다고 생각하기에 당연한
반응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구나 이런 추억이 하나쯤은 있으니까요. 누가 뭐라해도 저에게는 소중한 추억이니 그것으로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분간 202(-1)가 다니던 곳을 다니면 한참을 멍하니 있을 것 같습니다.

10년 가까이 운행 되면서 차고지가 멀어져도 운행 업체가 바뀌지도 않고 계속 있어주셔서
더욱 그리움이 느껴지는 달구벌버스의 202, 202-1... 정말 감사합니다.

언젠가, 202(-1)번이 부활하거나 서구1(-1)번이 202(-1)를 이어 받을 수 있도록 바뀌는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동안 202(-1) 노선을 승객과 대구 시민을 위해, 시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운행해 주셔서 진심으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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